캘리포니아로 옮겨 온 대학원 4년차 시절, 랩 동기, 친구들과 함께 버클리 소다홀에 오피스를 배정받았다. 피츠버그에서 버클리로 옮기면서 훨씬 나아진 점은 음식이 더 다양하고 맛있다는 점이었다. (그곳 인구 구성의 다양성을 생각해 보면 너무나 당연한 사실인 듯.) 점심 시간이 되면 소다홀 근처의 작은 푸드 코트에서 배를 채우곤 했는데, 주로 Juan 과 같이 다니다 보니 이 녀석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점을 주로 가게 됐다. 사실, 전통 한국음식이라 보긴 힘든 BBQ 치킨, 치킨 비빔밥, 야채 비빔밥 등이 주 메뉴였는데, 그럭저럭 먹을만한 맛에 엄청난 양, 싼 가격 덕에 많은 학생들이 찾는 편이었다. 당시 1년간 채식을 했던 나에게 그곳의 야채 비빔밥은 준수한 점심거리였다. 그 푸드코트 한국식당이 기억나는 것..
"Party Animal", 대학원 시절 룸메이트 Juan이 나를 이렇게 부르곤했다. 어떤 파티든지 안가리고 따라 나선다고 붙인 별명이었다. 성격으로 볼 때 나는 절대로 아주 외향적이거나 사교적인 성격은 아니다.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대화는 피상적일 수 밖에 없고, 나는 이런 다자간 피상적인 대화에 시간을 쏟는 것이 싫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별명을 얻게 된데는 그다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. 다른 유학생들이 모두 다짐하듯이, 빠른 시간 안에 문화적으로도 현지에서 적응하고자 하는 것. 그래서 금요일, 주말 저녁에 생기는 이런 이벤트들은 나름 그 목적을 달성해 보기 위한 괜찮은 기회였다. 음, 역시나 그다지 쉽지 않았지만. 스페인 출신인 Juan은 다른 스페인 사람들이나 이탈리아인들과 마찬가지로..